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취향존중

비커밍 제인 (feat.부모의 양육태도)

영화 [오만과 편견]을 보고 나서 키이라 나이틀리에게 빠지고, 무도회에 빠졌다. 그리고 작가 제인 오스틴에 대한 궁금함으로 다시 [비커밍 제인]을 보게 됐다.

2007년 개봉한 이 영화는 2020년에 재개봉되었다.



처음에는 이 영화가 제인 오스틴의 삶에 대한 픽션인 줄만 알았다. 하지만 알고 보니 영화의 대부분은 실제 사실에 근거한 일들이었고, 특히 언니와 나누었던 편지와 그녀의 소설이 스토리의 기반이 되었다. (대부분의 편지는 다 태워졌지만, 실수로 첫 편지가 남아 자료가 되었다고 한다.)




19세기 초 영국 시골에 살던 여성이 어떻게 그 시대가 요구하는 모습과 다르게 생각하고 살아갈 수 있었을까?




스토리의 아름다움과 애절함에 끌리기도 했지만, 이런 질문이 내 안에 떠올랐다. 사회 전체가 하나같이 똑같이 말하는 상황에 어떻게 다르게 생각하고 다르게 삶을 선택할 수 있었을까? 이 시대를 사는 우리들이 보기에는 너무나 당연한 생각들이지만, 그녀는 200년 전에 이 땅에 발을 딛고 살던 여성이었다. 어떻게 시대를 앞서 깊은 갈망의 실체를 알아챌 수 있었을까?



자녀를 키우는 엄마이다보니 내 시선은 제인 오스틴을 키워낸 부모들에게로 갔다. 어떤 양육태도가 그녀를 그녀 되게 했을까? 제인 오스틴은 작은 시골교회의 목회자 가정의 7남매 중 차녀였다. 당시 목회자는 교육 수준이 높은 지식인으로 자녀를 양육하며 시대가 말하는 가치보다는 앞선 가치로 자녀를, 특히 딸들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생각해 보게 되었다.

또한 지식인 부모로서 자녀에게 독서의 습관을 길러주어 더 깊이 사고하고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아는 한 인격체로 키워낸 일은 그녀의 현재의 삶이 좀 어렵더라도 꿈꿀 수 있는 원동력이 되지 않았을까?



영화속에 그려지는 그녀의 부모님은 설정일 수도 있겠지만, 몇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.

  • 딸 제인이 톰 르프로이와 위슬리 두 명의 남자와 관계가 시작될 때 아버지는 제인이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하기 원한다고 분명히 말한다.
  • 제인의 어머니도 남편을 만날때 사랑해서 선택했다고 한다.(비록 가난하게 살게 됐지만)
  • 위슬리의 이모가 제인을 향해 가족도, 돈도, 명예도 없다고 욕할 때 돈과 명예 앞에 충분히 주눅 들 수 있는 상대였지만 그녀의 어머니가 나서서 "가족은 있지요"하고 말한다.



5남 2녀의 가정에서 두 딸 모두 시집을 가지 않은 사실을 볼 때도 그 이유가 무엇이든 당시의 관념과는 다르게 생각했기 기 때문에 그런 선택을 할 수 있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.


부모가 먼저 다른 생각을 할 때 자녀가 용기있게 다른 삶을 선택할 수 있다.



부모인 나도 일정부분에서 시대를 거슬러 제인 오스틴의 선택을 해야 한다. 우리 아이들은 더더욱 마주하는 시대 속에서 자신의 진심이 원하는 것을 선택해야 한다. 부모가 먼저 그런 태도로 삶을 대할 때 우리 아이들도 그렇게 살아갈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본다.

오늘을 살아가며 내 말을 잘 듣는 아이가 아니라(가능하지도 않지만), 스스로 옳은 것을 선택할 수 있는 아이로, 그 마음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향해 삶을 던질 수 있는 아이로 키우고 싶다. 모양을 주무르는 부모가 아니라, 독립적이고 자주적으로 자신의 선택을 해가루 수 있도록 그 마음의 기초를 다져주는 부모로.




P.S.
영화에서 제인이 톰을 떠나보낼 때 정말 용기있었다고 생각한다. 내 친구가 그런 결정을 내렸더라도 정말 박수 쳐주고 싶은 마음이다. 위슬리도 참 마음에 들었다. 이 남자, 여자 볼 줄 아는 눈이 있어서 그녀에게 한결같이 구애했지만, 결국은 사랑을 못 이뤘고 좋은 친구로 남는다. 그가 제인의 선택을 인정하며 "사랑 없는 결혼도, 사랑만 있는 결혼도 할 수 없었군요"라는 얘기를 할 때 참 멋졌다.
시간이 흘러 위슬리와 함께 할 수는 없었을까도 생각해봤는데... 그랬다면 제인 오스틴이 이런 멋진 소설로 날 만날 수 없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.

짧은 인생을 살다 간 그녀. 지금 내 나이에 인생을 마감했으니 얼마나 아까운가. 제인 오스틴 그녀의 소설을 한줄한줄 소리내어 읽으며 그 속으로 깊이 빠져들고 싶다.



[북인더갭]제인 오스틴 무비 클럽 : <오만과 편견>에서 <레이디 수잔>까지 영화로 읽는 제인 오스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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제인 오스틴의 문장들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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